KAIST, 비타민B₂· 금속 결합해 환경·건강 지키는 인공효소 구현

KAIST의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무기화학지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KAIST의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무기화학지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우리가 먹는 비타민 B₂(리보플라빈)는 음식이 몸속에서 에너지로 바뀌도록 돕는 중요 보조효소 역할을 한다. 우리 연구진이 이 리보플라빈(플라빈)에 금속을 결합, 전자를 전달하는 리보플라빈 기능에 금속 반응 조절 능력을 더한 새로운 인공 효소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이 기술은 자연 효소보다 더 정밀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해 에너지 생산과 환경 정화,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백윤정 화학과 교수팀이 권성연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 박사와 공동연구로 플라빈이 금속 이온과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시스템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플라빈은 질소·산소가 복잡하게 얽힌 고리 구조를 가져 금속이 선택적으로 결합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금속과 결합한 플라빈'을 구현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플라빈 내에서 금속이 결합할 수 있는 자리를 분자 수준에서 설계하고, 금속을 붙잡는 리간드 구조를 정밀 배치하는 금속화학적 접근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금속 주변의 전자적·공간적 상호작용을 정교하게 제어함으로써, 플라빈-금속 결합체의 안정적 합성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플라빈이 지닌 고유한 특성과 금속의 반응성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 결합시킨 최초의 사례로, 화학 반응을 미세하게 조절하는'금속 기반 인공 효소'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백윤정 교수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플라빈의 한계를 넘어 생체 분자를 금속화학의 새로운 구성 요소로 확장했다”며 “이번 연구는 생체 분자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촉매와 에너지 전환 소재 설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니투 싱 KAIST 화학과 박사와 임하늘 석박사통합과정이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성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무기화학지에 지난 5일 자 게재됐으며, 창의성·완성도를 인정받아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또 ACS가 발행하는 90여 종 저널 전체에서 하루 한편 대표 논문을 꼽는 ACS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됐다.

해당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의 '우수신진연구'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소재부품개발사업'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