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무역협회가 지원한 스타트업 절반 이상이 투자유치와 고용 증가, 매출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기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이 스타트업 생태계의 온기를 지켜낸 셈이다.
무협이 12일 발표한 '무역협회 스타트업 지원사업 성과분석 및 향후 추진방향'을 보면, 무협은 최근 3년간 지원한 스타트업 1200개사를 지원했다. 이 가운데 투자정보 공개기업 중 54.2%가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고용정보 공개기업 813개사 중 55.6%가 인력을 늘렸다. 매출공개기업 1053개사 중 61.7%는 3년간 매출이 증가했다. 일반 벤처기업 평균 투자 성공률(13.8%)보다 약 5배 높은 수치다.
특히 협회 사업에 두 차례 이상 참여한 기업의 투자 성공률은 단일 참여 기업보다 10%포인트(p)가량 높았고, 해외사업 참여기업은 비참여 기업 대비 투자유치 가능성이 1.7배 늘었다. 투자유치 기업의 67.2%에서 고용이 증가하는 등 자본 유입이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확인됐다.
협회 지원사업을 통해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도 많았다. LS일렉트릭과 협업한 에너지관리 스타트업 '나인와트'는 PoC 이후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공동 디지털 에너지 플랫폼 '인에이블(Enable)'을 개발했다. 말레이시아 라이온그룹 테스트베드에 참여한 물류 AI기업 '로비고스'는 팍슨백화점과의 실증사업을 바탕으로 납품계약을 체결, 현지 매출 40억원을 기록하고 660억원 규모 스마트물류센터 건립에 착수했다.
국제 협력 기반의 해외 진출도 성과로 꼽힌다. 뷰티테크 기업 '랩앤피플'은 일본 시세이도와 공동개발 협력을 진행하고 돈키호테·월그린 등 해외 유통망에 진출했으며, 생성형 AI기업 'C사'는 한일 오픈이노베이션 써밋을 계기로 일본 법인을 세웠다.
스타트업들은 무협 지원의 가장 큰 효과로 △국내외 기업 및 투자자 네트워크 확대(64.2%)를 꼽았으며, 향후 가장 희망하는 사업으로 △해외 네트워크 확대(68.1%)를 응답했다. 반면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후속 투자유치(61.3%) △판로개척(55.4%)을 지적했다.
무협은 향후 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해 창업 초기에는 교육·멘토링과 투자연결을, 성장단계에서는 대기업 협력을 통한 기술 검증을, 확장단계에서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과 해외 진출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또 반도체·배터리·모빌리티 등 주요 산업 전시회와 연계한 스타트업 전시, 해외 테스트베드 확대, 협회 내 '유망 스타트업 멤버십 프로그램' 신설 등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명자 무협 해외마케팅본부장은 “민간 투자가 위축된 시기일수록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무역협회가 산업 혁신 허브로서 국내외 대기업의 혁신 수요와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